움직임 명상이 복합 트라우마 치유에 도움이 되는 이유|가만히 앉아 명상하기 힘들다면 ①
가만히 앉아 명상하면 오히려 불안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보세요.”
불안과 스트레스로 힘들 때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명상을 시작해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기는커녕 더 초조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눈을 감는 순간 주변이 신경 쓰이고,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지나간 대화와 실수한 장면이 끊임없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갑자기 졸리고 멍해져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흐릿하게 느낍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나는 왜 명상조차 제대로 하지 못할까?”
그러나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든 것은 의지가 약해서도, 명상에 소질이 없어서도 아닐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었거나 복합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의 몸은 조용히 멈추는 순간에도 계속 위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처음부터 고요해지려고 애쓰기보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몸과 현재를 알아차리는 움직임 명상이 더 편안한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움직임 명상이 복합 트라우마 치유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정좌 명상이 힘든 사람은 어떻게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글에 나오는 사례는 몸 기반 치유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바탕으로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재구성한 사례입니다.
움직임 명상이란 무엇일까요?
움직임 명상은 몸을 움직이면서 지금 일어나는 감각과 변화를 알아차리는 연습입니다.
운동처럼 많이 움직이거나 땀을 내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자세를 정확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움직임을 통해 내 몸이 무엇을 편안하게 느끼고 무엇을 부담스럽게 느끼는지 살펴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음과 같은 활동이 움직임 명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천천히 걸으며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 알아차리기
- 몸의 무게를 좌우로 옮기며 중심의 변화 느끼기
- 손을 천천히 쥐었다 펴며 힘의 차이 살펴보기
- 팔을 올리고 내리면서 어깨와 가슴의 변화 확인하기
- 태극권이나 참장공의 느린 동작을 따라가기
- 트라우마 민감 요가에서 동작의 크기와 속도를 선택하기
- 의자에 앉아 발목이나 손가락을 작게 움직이기
움직임 명상을 할 때는 생각을 없애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을 실패라고 판단하지 않고 다시 발바닥, 손바닥, 체중의 이동처럼 현재 느낄 수 있는 감각으로 주의를 옮깁니다.
“오른발에 체중이 조금 더 실리는구나.”
“팔을 높이 올리니 어깨가 긴장되는구나.”
“움직임을 작게 줄이니 조금 편해지는구나.”
“지금은 멈추고 싶구나.”
이처럼 몸의 반응을 판단하지 않고 알아차리는 과정 자체가 명상이 됩니다.
복합 트라우마가 있으면 왜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까요?
복합 트라우마는 오랜 기간 반복된 위협, 정서적 방임, 통제, 폭력, 예측하기 어려운 관계 등을 경험하면서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의 몸은 주변을 계속 살펴야 안전하다고 배웠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표정이 달라지지는 않았을까?”
“곧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내가 잘못한 것은 없을까?”
위험한 상황이 끝난 뒤에도 몸의 경계는 곧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현재가 안전하다고 생각해도 몸은 여전히 대비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눈을 감는 것이 안전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정좌 명상에서는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도록 안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변을 계속 확인해야 안심되는 사람에게 눈을 감는 것은 보호 장치를 내려놓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누가 다가오는지 볼 수 없고 출입구를 확인하기 어려워지면서 이유 없는 긴장과 답답함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눈을 뜬 채 주변을 살피고,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물건이나 색을 찾아본 뒤 움직임을 시작하는 편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조용해지면 억눌렀던 감각이 한꺼번에 느껴질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일하고, 사람을 돌보고, 휴대전화를 보느라 몸에서 올라오는 감각을 충분히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조용히 앉으면 가슴 두근거림, 배의 긴장, 목의 답답함, 통증, 분노와 슬픔이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정좌 명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멀리 두었던 감각이 너무 빠르게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호흡에 집중할수록 더 답답할 수 있습니다
호흡 명상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만 모든 사람에게 처음부터 편안한 것은 아닙니다.
불안이 심하거나 공황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은 호흡을 관찰할수록 숨이 부족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천천히 깊게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또 다른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호흡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발바닥, 의자에 닿는 허벅지, 벽에 닿는 손바닥처럼 비교적 중립적인 감각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졸음과 멍함이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두가 초조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몸이 무거워지고 생각이 멈추며 멍해집니다.
이미 몸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고 오래 앉아 있으면 졸음이 심해지거나 자신과 주변이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고요함을 더하는 것보다 발을 바닥에 눌러보거나 손을 움직이는 작은 자극이 현재로 돌아오는 데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 명상이 복합 트라우마 치유에 도움이 되는 이유
1. 과도하게 활성화된 몸의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은 위험에 대비합니다.
도망가고 싶은 마음과 함께 다리에 힘이 들어갈 수 있고, 자신을 보호하려고 어깨와 팔이 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는 떠나거나 저항하지 못하고 감정을 참아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움직임 명상은 남아 있는 긴장을 한꺼번에 없애려고 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걷기, 발로 바닥을 눌러보기, 손바닥으로 벽을 가볍게 밀기처럼 감당할 수 있는 움직임을 통해 힘을 주었다가 빼는 경험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 움직이고, 몸의 반응을 살피고, 필요하면 쉬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2. 동결과 멍함에서 현재로 돌아오는 단서를 줍니다
갈등이 생기면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 말도 못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순간에는 감정도 생각도 잘 느껴지지 않다가 집에 돌아온 뒤에야 화가 나거나 눈물이 납니다.
이런 동결 반응이 나타날 때 “마음을 비우세요”라는 말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발가락을 움직이거나 손을 쥐었다 펴고, 의자나 벽을 손으로 느껴볼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움직일 수 있다.”
“힘을 줄 수도 있고 뺄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이 방에 있다.”
작은 움직임은 몸에 현재의 선택 가능성을 알려줍니다.
3. 과거의 기억에서 지금 이 순간으로 주의를 옮기게 합니다
트라우마 반응이 강하게 올라오면 몸은 과거의 위험과 현재를 잘 구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심장이 뛰고 근육이 굳으며, 다시 위험에 처한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발이 바닥에 닿는 감각, 몸의 무게가 이동하는 느낌, 팔이 현재 공간을 지나가는 감각은 ‘지금’을 알려주는 단서가 됩니다.
움직이며 다음과 같이 현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내 발은 지금 집이나 연습실의 바닥을 밟고 있습니다.
- 내 앞에는 오늘의 창문과 가구가 보입니다.
- 나는 한 걸음 움직일 수 있습니다.
- 원하지 않으면 여기서 멈출 수 있습니다.
현재 순간에 주의를 두는 마음챙김은 스트레스와 불편한 생각·감정에 대처하는 보조적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문적인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명상은 필요한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4. 몸에 대한 선택권을 회복하게 합니다
복합 트라우마의 중요한 상처 중 하나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어떤 상황을 견뎌야 했다는 경험입니다.
싫다고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거나, 상대에게 맞추어야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몸 기반 치유에서는 어떤 동작을 하느냐만큼 내가 선택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움직임 명상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습니다.
- 눈을 뜨고 할지 감고 할지 선택합니다.
- 서서 할지 의자에 앉아 할지 정합니다.
- 동작을 크게 할지 작게 할지 조절합니다.
- 속도를 늦추거나 중간에 멈춥니다.
- 불편한 동작은 하지 않습니다.
- 다른 사람을 따라 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결정이 반복되면 몸은 새로운 경험을 배울 수 있습니다.
“내 몸에 일어나는 일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불편하면 멈추어도 된다.”
“참아야만 안전한 것은 아니다.”
5. 몸이 보내는 신호를 구별하는 연습이 됩니다
복합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은 자신의 몸에서 오는 신호를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피곤한지, 불안한지, 화가 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느껴도 무시하는 것이 익숙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 명상에서는 아주 작은 차이를 살펴봅니다.
- 팔을 높이 올릴 때와 조금만 올릴 때 무엇이 다른가?
- 빠르게 걸을 때와 천천히 걸을 때 몸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 오른쪽과 왼쪽 중 어느 쪽이 더 편안한가?
- 계속하고 싶은가, 잠시 쉬고 싶은가?
이런 경험이 쌓이면 일상에서도 자신의 상태를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지금은 피곤해서 작은 말에도 예민해지는 것 같다.”
“이 사람과 이야기할 때 어깨가 자꾸 굳는다.”
“더 대화하기 전에 잠시 쉬는 것이 필요하다.”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는 능력은 자신을 보호하고 관계의 경계를 세우는 힘과도 연결됩니다.
6. 자신을 비난하는 대신 몸의 반응을 이해하게 합니다
몸이 굳거나 아무 말도 나오지 않으면 자신을 탓하기 쉽습니다.
“왜 그 자리에서 한마디도 못 했을까?”
“왜 나는 아직도 작은 일에 흔들릴까?”
그러나 몸의 반응을 천천히 관찰하다 보면 그것이 나를 방해하려고 나타난 것이 아니라 과거의 위험에서 살아남기 위해 형성된 반응일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됩니다.
“내 몸이 나를 지키기 위해 굳었구나.”
“도망갈 수 없었던 순간을 이렇게 버텼구나.”
“그동안 몸이 많이 긴장하며 살아왔구나.”
움직임 명상의 목적은 몸을 억지로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지금은 움직임의 크기와 속도, 멈춤을 선택할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례 1|명상하면 생각이 더 많아지는 사람
4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머리를 쉬게 하고 싶어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눈을 감고 앉으면 낮에 들었던 말과 자신의 실수가 반복해서 떠올랐습니다. 생각을 없애려고 할수록 더 많은 생각이 밀려왔고, 호흡에 집중하면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A씨는 20분 정좌 명상을 중단하고 집 안을 3분 동안 천천히 걷는 방식으로 바꾸었습니다.
걸을 때 발뒤꿈치가 먼저 닿는지, 발바닥 전체가 닿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억지로 밀어내지 않고 다시 발의 감각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 동안 연습해도 생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중요한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생각을 멈추지는 못해도 생각 외에 주의를 둘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A씨에게 필요했던 것은 생각을 통제하는 능력이 아니라, 생각에 완전히 끌려가지 않도록 현재의 감각을 함께 느끼는 경험이었습니다.
사례 2|갈등이 생기면 몸이 굳는 사람
50대 B씨는 가족이 목소리를 높이면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갈등이 끝난 뒤 몇 시간이 지나야 하고 싶은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마다 자신이 약하고 답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B씨는 벽 앞에 서서 양손으로 벽을 천천히 밀어보았습니다. 세게 미는 대신 발바닥과 손바닥에 힘이 연결되는 정도만 느꼈습니다.
힘을 주는 시간도 자신이 정했고, 부담스러우면 즉시 멈추었습니다.
“내가 힘을 줄 수 있다.”
“힘을 빼는 시점도 내가 정할 수 있다.”
B씨가 곧바로 갈등 상황에서 능숙하게 말하게 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몸이 완전히 굳기 전에 발바닥을 느끼고, 잠시 시간을 요청하는 것이 조금씩 가능해졌습니다.
작은 움직임은 완벽한 대처법이 아니라 반응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연습이 되었습니다.
사례 3|가만히 앉으면 졸리고 멍해지는 사람
30대 C씨는 명상을 시작하면 몇 분 안에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편안해서 졸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명상이 끝난 뒤에도 몸이 무겁고 주변이 흐릿하게 느껴졌습니다.
C씨는 눈을 감는 대신 방 안을 천천히 살펴보았습니다. 양발을 번갈아 바닥에 눌렀고, 손으로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린 뒤 목과 어깨를 작게 움직였습니다.
그 후 자신이 있는 장소와 몸의 윤곽이 이전보다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몸이 이미 지나치게 가라앉아 있을 때는 고요함을 더하는 것보다 적절한 움직임과 외부 감각을 사용하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좌 명상과 움직임 명상 중 무엇이 더 좋을까요?
어느 하나가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조용히 앉아 호흡을 느낄 때 안정됩니다. 어떤 사람은 걸으며 주변을 볼 때 더 안전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먼저 몸을 움직인 뒤 잠시 앉아 있을 때 고요함을 편안하게 경험합니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지금 이 방법이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방식인가?”
움직임 명상은 정좌 명상을 못 하는 사람을 위한 낮은 단계가 아닙니다.
몸과 마음을 연결하고, 현재를 느끼며, 선택권을 회복하는 독립적인 명상 방법입니다.
심한 스트레스나 복합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에게는 다음과 같은 순서가 더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주변 확인하기 → 작게 움직이기 → 몸의 감각 알아차리기 → 필요하면 쉬기 → 가능할 때 잠시 멈추기
처음부터 움직임을 없애고 고요해지려 하기보다, 움직임을 통해 감당할 수 있는 고요함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집에서 시작하는 3분 움직임 명상
다음 연습은 눈을 뜨고 서서 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할 수 있습니다.
균형이 불안하거나 통증, 어지럼증이 있다면 의자에 앉아 진행하세요. 불편함이 커지면 언제든 멈출 수 있습니다.
1단계|현재 공간을 확인합니다
눈을 뜬 채 주변을 천천히 살펴봅니다.
고개를 억지로 크게 돌리지 말고 눈앞에 보이는 물건 세 가지를 확인합니다. 비교적 편안하게 느껴지는 색이나 모양을 하나 찾아도 좋습니다.
“나는 지금 이 방에 있다.”
“문과 창문은 저곳에 있다.”
2단계|발바닥이나 의자의 지지를 느낍니다
서 있다면 양발이 바닥에 닿는 느낌을 확인합니다.
앉아 있다면 발바닥과 함께 엉덩이와 허벅지가 의자에 닿는 느낌을 살펴봅니다.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특별한 느낌을 만들어내려 하지 말고 몸이 바닥이나 의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합니다.
3단계|체중을 아주 조금 옮깁니다
몸의 무게를 오른쪽으로 아주 조금 옮겼다가 가운데로 돌아옵니다. 이어서 왼쪽으로 조금 옮겼다가 돌아옵니다.
앉아 있다면 양발을 번갈아 바닥에 가볍게 눌러도 됩니다.
편안한 방향과 부담스러운 방향이 있는지 알아차립니다.
4단계|손을 쥐었다가 천천히 폅니다
양손을 편안한 정도로 쥐었다가 천천히 펴봅니다.
힘을 세게 줄 필요는 없습니다. 힘이 들어가는 순간과 빠지는 순간의 차이를 살펴봅니다.
원한다면 손바닥을 서로 맞대거나 허벅지 위에 올려놓습니다.
5단계|멈춘 뒤 변화를 확인합니다
움직임을 멈추고 처음과 지금을 비교합니다.
- 발바닥이 조금 더 분명하게 느껴지는가?
- 주변이 조금 더 또렷하게 보이는가?
- 긴장이 커졌는가, 줄었는가, 그대로인가?
- 더 움직이고 싶은가, 쉬고 싶은가?
마음이 완전히 편안해질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 변화가 없어도 실패가 아닙니다.
움직임 명상은 한 번에 몸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몸의 신호를 들으며 안전과 선택을 조금씩 경험하는 연습입니다.
복합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움직임 명상할 때 지켜야 할 점
불편함을 끝까지 참지 않습니다
트라우마 치유에서는 참고 견디는 것만큼 멈추고 조절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불안, 어지럼증, 통증, 멍함이 심해지면 움직임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주변을 확인하세요.
눈을 감지 않아도 됩니다
눈을 뜨고 주변을 보는 것이 편안하다면 그대로 진행합니다.
명상은 반드시 눈을 감아야 하는 훈련이 아닙니다.
깊은 호흡을 억지로 만들지 않습니다
숨을 크게 쉬려고 애쓰면 오히려 답답하거나 어지러울 수 있습니다.
호흡을 바꾸기보다 현재의 자연스러운 호흡을 그대로 두세요. 호흡에 주의를 두는 것이 불편하면 발과 손의 감각을 느끼면 됩니다.
감정을 일부러 끌어내지 않습니다
움직임을 하다가 슬픔이나 분노가 올라올 수 있지만, 감정을 끝까지 느껴야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이나 기억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면 연습을 멈추고 현재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을 확인하세요.
작고 짧게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20분 이상 할 필요는 없습니다.
손가락 하나를 움직이거나 발을 바닥에 눌러보는 30초의 경험도 충분한 시작입니다.
움직임 명상이 모든 사람에게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명상과 마음챙김은 일반적으로 위험이 적은 방법으로 여겨지지만, 안전성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일부 사람은 명상이나 이완 연습 중 불안, 침투적 생각, 통제력을 잃는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거나 외상 기억, 공황, 해리, 자해 충동 등이 강하게 나타난다면 혼자서 오래 연습하기보다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움직임 명상은 복합 트라우마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단독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필요한 전문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일상에서 몸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보조적인 연습입니다.
몸이 먼저 움직이면 마음이 뒤따라올 때가 있습니다
복합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에게 몸은 단순히 마음의 명령을 따르는 대상이 아닙니다.
몸은 오랫동안 주변을 살피고, 얼어붙고, 견디며 살아남아 온 경험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치유의 시작도 반드시 생각에서 출발할 필요는 없습니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 손을 쥐었다 펴는 움직임, 몸의 무게를 옮겼다가 돌아오는 경험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 명상은 몸을 억지로 편안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지금은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불편하면 멈출 수 있어.”
“원하는 만큼만 움직여도 돼.”
“이제는 내가 네 신호를 들어볼게.”
복합 트라우마 치유는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닙니다.
과거의 위험에서 살아남기 위해 긴장하고 굳었던 몸이 현재의 안전과 선택을 조금씩 경험하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움직임 명상은 그 과정에서 몸과 다시 연결되고, 현재로 돌아오며, 잃어버렸던 자기결정권을 되찾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 예고|움직임 명상 ②
불안할 때 가만히 있기 힘든 이유|발바닥 감각이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걷기 명상
불안할 때는 왜 가만히 있으려고 할수록 몸이 더 초조해질까요?
다음 글에서는 발바닥 감각을 활용한 걷기 명상이 과도한 생각에서 벗어나 현재로 돌아오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집 안의 짧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는 5분 걷기 명상법과 불안, 동결, 멍함이 있는 사람이 안전하게 연습하기 위해 살펴야 할 신호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참고 및 안내
이 글은 복합 트라우마와 움직임 명상에 관한 일반적인 교육 정보를 제공합니다. 개인의 증상을 진단하거나 의료·심리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일상생활을 크게 방해한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평가와 도움을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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